인사이트2026년 10월 8일
오피스 인테리어에서 기존 시설을 재사용하는 기준
작성자 · SPACEBASE

이전 입주사의 시설이 남은 사무실로 옮기거나 지금 쓰는 사무실을 고칠 때, 기존 시설은 어디까지 다시 쓸 수 있을까요? 오피스 이전이나 리뉴얼을 준비하는 담당자라면 한 번은 판단해야 하는 질문인데요. 스페이스베이스(이하 '스베')는 발주처가 전부 철거해도 된다고 해도 재사용할 것을 먼저 찾습니다. 예산을 효과적으로 쓰고 공사 폐자재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두 현장에서 스베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철거했는지, 그 판단 기준을 살펴보세요.
'대학내일'은 2000년에 완공된 건물의 시설 낙후를 인테리어로 해결하려 했습니다. 이번 편이 다루는 곳은 전 직원이 함께 쓰는 7층 공유층입니다. 촬영스튜디오를 외부로 분리하면서 카페 공간과 회의실 개수를 늘리기로 했습니다.
'세이지(SAIGE)'는 AI 기반 머신 비전 솔루션으로 산업 자동화를 전문으로 하는 2017년 설립 기업입니다. 두 개 층을 쓰다가 인원이 늘어 270평 자리로 옮기면서 이전 입주사의 시설을 승계했습니다. 승계한 자리는 사용성이 적고 상태가 깨끗했습니다. 부족한 부분도 거의 없었죠. 두 곳 모두 이전에도 스베와 함께 일한 클라이언트입니다.
'대학내일'과 스베는 사옥 프로젝트도 함께했습니다. 그 과정은 세대를 연결하는 오피스 디자인, 대학내일ES 사옥 ①과 보이지 않는 준비가 좋은 사옥을 결정한다, 대학내일ES 사옥 ②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기준 1. 철거하면 배관·배선을 옮겨야 하는 시설은 남길 것
천장이나 바닥처럼 안에 배관과 배선이 지나가는 시설을 걷어내면 그 배관과 배선을 옮기는 공사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대학내일'과 '리얼월드(RLWRLD)' 두 현장에서 스베는 이런 시설을 남기고, 남긴 시설 외의 부분에서 바꿀 곳을 정했습니다.
Case 1. '대학내일' 7층 공유층
공유층에는 검은 메탈라스 천장이 있었습니다. 천장 안에는 전기 배관과 냉난방기 배관이 지나가고 있어서, 걷어내려면 이 배관들을 모두 재배치해야 합니다. 그러면 공사비가 크게 오르는데요. 이 비용 때문에 천장은 철거하지 않았습니다.

리뉴얼 전 '대학내일' 공유층이다. 검은 메탈라스 천장 아래 서가와 소파가 놓여 있다.

리뉴얼 후 같은 자리다. 가장자리의 메탈라스 천장은 그대로 두고, 카펫을 깐 구역 위로는 새 천장면을 달았다.
바닥과 천장의 마감 구역을 나눠 동선을 분리했습니다. 대화가 많은 구역에는 카펫을 깔아 흡음 기능도 더했죠.

카펫을 깐 구역과 밝은 바닥의 통로가 벽 없이 나뉜다.
카페 앞에서 엉키던 동선은 키가 큰 플랜트 화단으로 나눴습니다.

리뉴얼 전 카페 앞이다. 주문하는 자리와 통로가 한 바닥 위에서 이어진다.

리뉴얼 후 같은 자리다. 키 큰 플랜트 화단이 좌석 구역과 통로 사이를 가린다.
로고가 바뀌면서 사인월도 교체했습니다. 새 로고 아래로 자회사 로고를 함께 붙였죠.

리뉴얼 전 사인월이다. 흰 벽 한 면에 로고 하나만 붙어 있었다.

교체한 사인월이다. 로고 아래로 자회사 로고를 나란히 붙였다.
공유층의 기존 벽체와 천장 구조는 그대로 두었습니다.

리뉴얼 후 공유층 라운지 전경이다. 소파와 테이블 너머로 창이 이어진다.
스베 디자이너는 리모델링만으로도 공간 분위기를 크게 바꿀 수 있다고 말합니다.
'리얼월드(RLWRLD)'의 신규 오피스에서도 스베는 같은 이유로 기존 바닥을 남겼습니다. 발주처는 새 에폭시 마감을 요청했지만, 이미 깔려 있던 악세스플로어를 걷어내면 공사비와 공사기간, 철거 범위가 함께 커져 스베는 그 위에 PVC 타일로 마감하는 방향을 제안했고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자세한 과정은 서버실부터 로봇 셀까지, IT 오피스 인프라의 모든 것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현장과 별개로, 스베 디자이너에 따르면 스베는 기존 벽체 바탕인 스터드와 석고를 80% 정도 재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철거와 공사에서 이 부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기준 2. 승계한 시설은 쓸 수 있는지 현장에서 확인할 것
승계한 시설이라도 실제로 쓸 수 있는지는 스베가 치수와 상태, 동선과 브랜딩 컬러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해 정합니다.
Case 2. '세이지(SAIGE)' 사무실
승계한 사무실에는 계단형 벤치가 있었습니다. 클라이언트는 이 벤치를 그대로 인수하려 했는데요. 스베가 현장을 검수해 보니 앉으면 다리가 뜨는 높이였습니다. 스베는 철거 후 재시공을 제안했고, 클라이언트도 다시 확인한 뒤 사용이 어렵다고 판단해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스베 디자이너의 설명입니다. "저희는 늘 표준신체 치수를 고려한 디자인을 합니다." 스베 디자이너에 따르면 일반적인 계단형 벤치는 쿠션까지 높이 400~430mm로 제작됩니다.

'세이지' 켄틴 창가 좌석이다. 창을 따라 이어지는 좌석 한쪽이 단이 높다.
주출입구도 다시 짰습니다. 주출입구 앞에 있던 유리벽을 철거하고 오픈 미팅 공간을 만들었죠.

리뉴얼 전 '세이지' 자리의 주출입구 앞이다. 복도 오른쪽으로 유리벽이 서 있다.

유리벽을 철거한 '세이지'의 주출입구다. 진입하는 면에 사인월을 세웠다.
이전 입주사가 자사 브랜딩 컬러를 공간 전체에 쓰고 있어서, 세이지의 브랜딩 컬러로 다시 맞췄습니다.

'세이지'가 승계한 마감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다.

'세이지'의 브랜딩 컬러로 다시 맞춘 면이다. 색면은 벽 타일에서 테이블 다리까지 이어진다.
스베 디자이너는 인수한 설비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설비를 인수받으면 당연히 빨리 문제가 생깁니다. 모든 물건은 사용성에 따라 낡는 건 당연하니까요." 기존 시설의 공사도면과 자재 스펙 리스트가 없는 경우도 많아 AS도 쉽지 않죠.
하자담보책임기간도 확인해야 합니다. 실내건축이나 미장·타일, 도장, 창호 설치 같은 마감공사 대부분의 법정 하자담보책임기간은 1년입니다. 상한은 구조내력 10년, 그 외 5년이며 기산점은 완공일과 관리·사용 개시일 중 먼저 오는 날입니다. 새로 시공하지 않은 부분은 이번 공사의 하자담보 대상이 아닙니다.
기준 3. 공사 범위는 여러 안의 견적을 비교해 정할 것
기존 시설을 쓰는 공사는 평단가로 안내하기 어렵고 예산을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발주처는 범위를 달리한 여러 안의 견적을 받아 보고 공사 범위를 고르죠. 재사용한다고 공사비가 크게 줄지는 않는데요. 벽체 마감은 다시 해야 하고, 바닥재도 교체하는 경우가 많으며, 조명도 수명이 있어 거의 새것으로 바꾸기 때문입니다.
세이지 최종 도면의 기존 마감 표기와 확장한 켄틴
세이지의 최종 도면에는 마감 범례에 'APP. 기존 FIN.' 표기가 여러 실에 남아 있고, 'APP. CARPET FIN.'은 일부 실에만 있습니다. 프로젝터 스크린과 TV에도 각각 '(기존)' 표기가 붙어 있죠. 천장도 범례에는 'A.C 기존'과 'A.C 이설'을 나눠 적고, 현장에서 다시 확인해야 한다는 문구를 덧붙였습니다. 세이지의 마감 변경은 이런 금액 비교를 거쳐 정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커피바와 스낵장이 부족했던 켄틴은 확장했죠.

리뉴얼 전 커피바다. 카운터 하나에 기능이 몰려 있었다.

확장한 켄틴이다. 커피바와 스낵장의 자리를 나누고 아일랜드를 중심으로 다시 짰다.
스베가 첫 제안서에 넣은 항목에는 회의 구역의 기존 유리 벽 재사용, 오픈 미팅룸 프레임의 재필름, 기존 OA 구역의 재도장이 있었고, 공사도 제안대로 진행됐습니다.
스베 디자이너는 평면을 정리한 뒤에도 공무·시공 담당자와 재사용 여부를 계속 논의합니다. 그 과정은 스베 디자이너 다이어리, 시안이 완성되기까지에도 나와 있습니다.
✅ 발주 전에 확인할 것
✔️ 남아 있는 시설 — 천장·바닥·붙박이 가구·설비 가운데 무엇이 남아 있는가
✔️ 배관·배선 — 철거하면 함께 옮겨야 하는 배관과 배선이 있는가
✔️ 설비 상태 — 인수하는 배관과 전기 설비의 상태는 어떤가
✔️ 붙박이 가구 — 가구의 치수, 오염 상태 및 오염 보수 가능 여부는 어떤가
새로 짓기 전에, 다시 쓸 것부터. 기존 시설이 남은 곳으로의 이전, 사용 중인 공간의 대규모 개편. 대학내일과 세이지의 업무공간처럼, 스베가 재사용 가능한 요소부터 함께 짚어 드립니다.
*사진,디자인 제공_스베
기존 시설을 어디까지 다시 쓸 수 있을지 확인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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